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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년 5월 12일

REVIEW / FILMS

헤어질 결심

5.0 / 5

헤어짐은 사랑의 끝인가?

영화 《헤어질 결심》에서 이상하게 오래 남은 장면이 있다. 해준이 잠드는 장면이다.

서래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해준을 재워주기 위해 찾아온다. 잠 못 드는 사람 옆에 앉아, 그 사람이 겨우 잠드는 모습을 지켜본다.

나는 그 장면이 이상하게 사랑 같았다.

고백을 한 것도 아니고, 서로를 끌어안은 것도 아니다. 그냥 누군가의 가장 약한 시간 옆에 가만히 있어주는 일.

생각해보면 그게 더 이상하다.

해준은 형사이고, 서래는 피의자다. 의심해야 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잠이 든다.

믿어서였을까. 아니면 믿고 싶어서였을까.

그 장면이 오래 남는 이유는, 서래가 해준 곁에 있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. 오히려 그 뒤를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.

서래는 결국 해준의 곁에 남지 않는다. 사라진다.

그런데 이상하게도, 사라짐으로써 해준에게서 더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 된다.

함께 있을 때의 서래는 의심해야 하는 사람이었다. 붙잡아야 하는 사람이었고, 밀어내야 하는 사람이었다. 하지만 사라진 뒤의 서래는 더 이상 확인할 수도, 되돌릴 수도 없는 사람이 된다.

그래서 《헤어질 결심》의 사랑은 이상하다. 곁에 있어서 깊어진 사랑이 아니라, 사라진 뒤에 더 깊어진 사랑처럼 보인다.

헤어짐은 사랑의 끝인가.

잘 모르겠다. 다만 어떤 사람은 떠난 뒤에야 더 선명해진다.

서래는 해준을 떠났지만, 그 떠남 때문에 해준에게서 영영 사라질 수 없게 됐다.

그래서 나는 《헤어질 결심》을 이별의 영화라기보다, 사라진 사람이 어떻게 남겨진 사람 안에 계속 남는지에 관한 영화로 기억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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